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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 Journey/MBA 지원 과정

MBA 준비 #10. 국내파 영어공부법 총정리

Photo by Aaron Burden on Unsplash

 

 

지난 포스팅이 "점수 향상" 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면, 이 포스팅은 모국어가 아닌 영어 자체에 대한 이해력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 어떻게 영어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되는가? 에 대해 좀 더 포커스 되어 있습니다.

 

그간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는 "어디서 살다 오셨어요?"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제 대답은 "아니오" 입니다. 해외 거주 경험만 놓고 본다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학기 교환학생으로 지낸 게 전부에요. 그 외에 저는 저의 고향 서울에서 영어를 학습해 왔습니다.

저의 영어 학습기를 쓰려 하니 너무나 방대한데요, 글 구조는 이렇게 잡아보았어요. 시간 없으신 분들은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보셔요^^

1. 나는 어떻게 영어에 노출되었는지

2. 시행착오 - 하지 않았으면 좋았던 게 무엇인지

3. So what - 영어를 자유롭게 다루기 위해 뭘 어찌하면 좋을까

1. 나는 어떻게 영어에 노출되었는지

 

(1) 초딩 시절 : 뉴질랜드 원어민 쌤

제 첫번째 원어민 선생님은 뉴질랜드에서 온 J라는 분이셨는데, 기억에 초등학교 3학년 쯤 이 분을 만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집에서 1주일에 한 번 정도 회화 수업을 했었는데요, 그 어린 나이에도 "선생님은 왜 그 평화로운 뉴질랜드에서 여기로 오셨어요?" 하고 물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저는 이 수업이 좋았는데, 1~2년 후에 J가 떠나게 되고 부모님이 과외할 돈이 없다 해서 그만두었던 기억이 나요. 그때는 이 정도면 영어에 많이 노출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이건 정말 새 발의 피었던 기억이...ㅋㅋ 계속 쭉 보시죠

(2) 초딩 시절 : 아빠 과외

아빠가 영어를 가르치시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과외비 아까우니까 ㅋㅋ 영어 문법 교재를 사다가 집에서 1주일에 3번 정도 같이 공부를 했답니다. 지금도 성행하는지 모르겠는데, 그 당시에는 "윤X생 영어 교실" 같은 게 엄청 유행해서요, 그걸 조금 하다가 돈 아낀다고 안 하게 되었네요.

(3) 중딩 시절 : 학.원.

저도 일반적인 한국식 교육에 발맞춰 학원에서 영어공부를 했어요. 그리고 토익, 토플, 텝스 교재 푸는 게 영어 공부인가보다 하고 공부했던 것 같네요 (절레절레ㅠㅠ). 그래도 좋았던 건 나름 영어 잘 한다고 생각하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즐겁게 살았던 것 정도.

(4) 고딩 시절 : 외.고.

이때 시골쥐가 상경할 때의 충격을 받았답니다... "세상은 넓고 영어 잘 하는 사람은 많구나" 절실히 느꼈어요. 이때가 영어 잘하는 한국인을 인생에서 제일 많이 만났던 시절이에요. 정말 해외에서 오래 살다 와서 영어를 bilingual로 하는 친구도 많았고, 여름마다 미국/캐나다에서 썸머캠프 다녀왔던 친구들도 많았죠.

외고에 대해 요즘 말이 엄청 많은데 (이 부분에 대한 제 생각도 나중에 포스팅해보고 싶네요), 제가 다니던 시절에는 나름 수준 있는 원어민 강사를 데려와서 원서를 읽고 토론하는 수업도 꽤 있었죠. 그런 수업 때마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원어민 친구들한테 치여서 깨갱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 시절은 "영어를 배우고 싶으나 충격만 받고 허겁지겁 졸업하기 바빴던 시절"로 요약하면 되겠어요.

(5) 대학 시절 : 교환학생

충격에서 좀 헤어 나와, 교환학생을 가서 점프업하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해X스 토플 종일반 열심히 들어서 토플 점수 만들고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어요.

교환학생은 갈 수만 있다면 정말 좋은 제도인 것 같아요. 제가 그 곳에서 머문 시간은 7개월 남짓이었지만, 한국에서 영어 기본기는 많이 다져서 그런지 7개월 만에도 실력 향상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꼭 영어학습을 떠나서, 아름다운 캘리포니아, 샌프란, 뉴욕 등 돌아다니면서 정말 세상이 넓구나 깨달았죠.

(c) mba2freedom

(6) 직딩 시절 : 출.장.

저는 외고 때 영어로 충격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졸업 시점에 "해외영업" 직무로 지원하는 게 좀 망설여졌었어요. "영어 잘하는 친구들이 얼마나 많은데 해외영업 직무를 지원해도 될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1) 당장 먹고살아야 하고 (2) 그 당시 재무/회계는 하기 싫었기 때문에 이쪽을 계속 지원하게 되었지요.

해외영업 직무를 수행하는 능력은 회사 생활을 통해 향상된 거 같아요. 영어 실력만 놓고 봐도, 입사 전보다 입사 이후 현업을 통해 많이 늘었어요. 어떻게 보면 회사란 곳이 돈도 주면서 영어 실력도 향상시켜주니 참 고마운 곳이에요.

 

(c) mba2freedom

제 경험상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 (아무리 영어에 Fluency 가 있어도) 과는 대화하기 비교적 쉽습니다. 반대로 "영어가 모국어" 인 사람과는 회화 같은 부분에서 어려움이 생겨요. 그렇지만 실력을 한 번씩 점프업하려면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과 공부하고 일하고 대화하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2. 시행착오 - 하지 않았더라면 좋았던 게 무엇인지

보시다시피 돌이켜 보면, 하지 말았어야 할 부분들이 많아요. 제가 돌이켜 봤을 때 저의 시행착오는 :

1) 영어 시험공부를 영어 공부라 생각했던 것

저는 중학교 시절에 토익, 토플, 텝스, 기타 돈 벌려고 급조된 수상한 영어 경시대회 준비를 엄청 많이 했어요. 그렇게 하다 보면 가장 큰 문제가 (1) 회화 실력이 잘 안 는다 (2) 영어가 질린다 (3) 시간 투자는 많이 하는데 실질적인 실력이 안 는다 (4) 쓸데없는 시험 응시료만 엄청 든다. 문제가 많죠...

영어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절대 영어 공부가 아닙니다. 사실 저도 어느 정도 알긴 했는데, 왜 자꾸 이를 반복하게 되었나 생각해보면 "조급함" 때문인 것 같아요. 어디 가서 "내가 영어를 이 정도 한다"라고 말을 하려면 영어 점수로 보여주는 게 제일 빠르고 쉽다고 생각해서 시험에 집착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시험의 본질은 "수험생이 함정에 빠지게 하여 순위를 가르는 것"이기 때문에 시험에서는 자꾸 곁다리 같은 걸 물어볼 수밖에 없습니다. 애매한 것들, 몰라도 되지만 점수를 가를 수 있는 단어들... 이런 것들과 싸워 이기려고 하면 자꾸 영어 공부가 산으로 가는 것입니다.

사실 영어 실력 자체가 향상되면 점수는 오르게 되어 있습니다. 저도 실력 향상이 된 이후엔 점수가 잘 나왔습니다. 그러나 점수가 잘 나온다 해서 실력이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런데도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자꾸 점수에 집착하죠.

점수에 집착하지 마시고, 영어 공부를 "영어 시험 준비"로 갈음하지 마시길 바라요.

2) 환경 탓하기

예전에는 저를 영어의 환경에 충분히 노출시켜주지 않았던 부모님을 좀 원망했어요. 이때는 어린 마음에 "주재원을 나가지도 않고 썸머캠프도 안 보낸 부모님" 이 원망스럽더라고요. 욕심은 많고 나도 잘 하고 싶은데, 영어란 게 하루아침에 안되지 않습니까?

이 와중에 제2외국어 해야지, 수능 해야지 진짜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생각해 보면 과연 이 모든 게 환경 탓이었나? 그렇진 않더라고요.

제가 고등학교 다닌 게 2006년경이었는데 이때 스마트폰은 없었지만 미드, 영어로 된 영화, 원서는 다 유통이 되었었거든요. 환경 탓할 시간에 이런 걸 더 즐겁게 찾아볼 걸 하는 생각이 들어요.


 

3. So what - 영어를 자유롭게 다루기 위해 뭘 어찌하면 좋을까

그래서 뭐 어쩌란 말이냐... 제가 찾은 몇 가지 레슨을 적어볼게요.

1) 영어 감수성 높이기

그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 생각엔 사춘기 이전에 그 언어를 습득하지 않으면 해당 언어의 Native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사춘기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그 언어'로 느껴야 모국어가 되지 않나 싶어요.

아직 이 시점이 안 지난 어린이라면, 한국에서 계속 영어 환경에 노출시키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예전에 "영어 유치원 보내기", "일상 대화에서 영어로 대화하기" 이런 게 오글거린다고 생각했는데, 바가지 씌우지 않고 분별 있게 영어 교육 서비스를 구입한다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 시기가 지났다면, 영어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시도하면 되어요. 영어 소설, 기사, 웹사이트, 영화, 드라마, 라디오, 유튜브 동영상을 꾸준히 가까이하면 반드시 도움이 됩니다.

Native가 되지 않는다 해도 Fluency 가 있으면 Business Context에서 영어로 먹고사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꼭 Native 여야 의사소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학습법이 있지만 제가 읽고 나서 동감했던 영어 학습법을 하나 소개 드립니다. 결론은 영어를 잘 하고 싶다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으라는 것이네요.

 

 

스티븐 크라션 “영어 잘하고 싶다면 읽어라… 단, 읽고 싶은 책은 스스로 골라야”

기자의 영어 실력은 고3 때 이후 내리막길이다. 외국어고를 졸업했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 토익 점수와 무관하게 예나 지금이나 외국인 앞에 서면 벙어리이다. 그래서 영어 인터뷰는 어…

www.donga.com

2) 국내에 있다면, 영어를 쓸 환경을 스스로 찾기

영어권 국가에 있다면 아무래도 영어를 많이 쓰게 되게 됩니다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다고 늘게 되는 건 아니고 이 곳에서도 계속 관심과 시간을 투자해야겠죠), 국내에 있으면 스스로 영어를 쓸 환경을 찾는 것이 좋아요.

주위를 둘러보면 영어에 스스로를 노출시킬 기회는 많은 것 같아요. 대학 시절에 International Student Helper를 하면서 영어를 잘 하게 된 친구들도 많습니다. 다만 사춘기 이후에 영어를 "학습"하는 경우라면, "노출" 만으로는 부족하고 "노출" + "학습" 이 병행이 돼야 실력이 점프업된다고 생각해요. "학습"이 병행되지 않으면 비슷한 수준에서 맴돌 가능성이 큽니다.

※ 문법 공부 : 수준 있는 영어를 구사하려면 문법을 알긴 알아야 되는데, 문법에 잘 못 손대면 질리기 쉽지요. 저는 여러 문법서를 봤었는데, 그중 가장 간결하고 도움이 되었던 문법서 레토리컬 그래머 ​를 추천 합니다.

 

 


 

제 영어 학습기가 실망이 되었을지, 위안이 되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좀 더 Exotic 하고 신선한 경험담을 기대하셨던 분들도 있을 텐데, 그런 분께는 식상했을 것 같아요. 반면, 국내에서 공부해서 영어 수준을 향상시키고자 했던 분들께는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을 거 같습니다. 비슷한 길을 걸어 왔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했고 비교적 읽기 수월했던 원서들을 소개할게요. 간혹 영국 문학 (e.g. 버지니아 울프 작품) 같은 거 잘 못 고르면 문장이 너무 복잡하고 난해해서 질릴 수 있으니 처음 시작하신 분들이라면 영국 문학은 조금 나중에 보시는 걸 추천해요.

외국어를 배우는 건 두 개의 영혼을 갖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죠. 외국어 학습이라는 게 단지 또 하나의 의사소통 수단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또 다른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쉽지 않죠. 그렇지만 어렵기 때문에 그만큼 성취감도 있지 않나 싶어요.

그럼 모두 즐기는 영어 학습 생활을 하시길 바랍니다 :> 

Shoe Dog

 

SAM WALTON: MADE INAMERICA

 

Steve Jobs

 

How to Talk to Anyone, Anytime, Anywhere: The Secrets of Good Communication

 

The Tipping Point

 

The Vegetarian

 

1984

 

Animal Farm

 

Hillbilly Ele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