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경제적인 이유로 (혹은 늦은 취업을 이유로) 미뤄왔던 MBA를 다시 고민 중입니다. 나이가 많은데 이런 케이스를 보셨는지요? MBA 다녀오신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일단 '나이가 많은데'의 기준을 좀 명확히 해보겠습니다.
각 학교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국 MBA 경우 입학생 평균 나이가 만 28세 (한국 나이로 30세) , 유럽 MBA 경우 만 29세 (한국 나이 31세) 라고합니다.
아시아인은 여러 가지 이유로 (군대, 취업, 인턴, 어학연수, 결혼 준비 등등. 한국만 그런 게 아니라 아시아 전반적으로 입학 연령이 조금 높더라고요) 2-3살 정도 더하는 게 현실과 비슷해집니다.
즉 한국인이 한국 나이로 미국 MBA를 33세 이후에, 유럽 MBA를 34세 이후에 입학하면 소위 말하는 '좀 나이가 많은데...'의 케이스 일 수 있다, 그렇게 볼 수 있겠네요.
많은 분들이 나이가 많은데 MBA 가는 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온라인 / 오프라인 여쭤봐 주셨습니다. 보통 나이가 많은데 지원하시는 경우, 해외 취업, 커리어 변화, 영어 및 발표 능력 향상, 전략적 사고 획득, 네트워크 확대, 최근에는 창업 펀딩 지원 등을 이유로 MBA에 가고 싶다고 하십니다.
원래 저는 남들이 상식처럼 말하는 얘기를 곧이곧대로 잘 듣지 않는 편입니다. '왜? Why??'를 따져봤을 때, 내 머리로 이해가 안 되면 무턱대고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라, '나이가 많은 지원자가 MBA에 가면 무슨 이슈가 있나?' 그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을 충분히 해보았습니다.
나라면 어떨까, 내가 나이가 많은 지원자라고 했을 때 MBA가 좋은 방향일까 생각해 본 결과, 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MBA 진학을 신중하게 생각해 볼 것 같습니다.
1. ROI 관점에서, 1년제 1.2억 / 2년제 2.5억이라는 시간과 돈을 들였다면 원하는 기대효과를 얻어야 합니다.
그리고 보통 그 손익분기점이 20대 후반 ~ 30대 초반에 진학 했을 때라고 봅니다. MBA 이후 경제 활동하는 시간이 좀 길어야 하니까요. 만약 MBA 후에 사업을 성공시킨다거나, 펀드 운영 등으로 수익을 올린다면 좀 다른 얘기가 될 것 같긴 합니다.
2.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MBA가 최적의 옵션인지 검토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신이 방향성을 갖고 '원하는 삶'을 설계하고 싶어서 생각을 하다 보니 (다른 효율적인 옵션도 더 많은데!) MBA라는 옵션이 떠오른 게 아닌지, 냉철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EMBA 도 가능한 옵션이고, 이직이나 자격증 취득을 통해서도 원하는 커리어 목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주로 국내에서 활동하려고 한다면, 국내 MBA도 가능한 옵션이고요.
"지금은 ABC 로 이직이 가능하지 않으나 MBA 졸업생이 되면 높은 확률로 가능하다" 라는 결론이 생길 때만 MBA 진학이 의미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나이가 적어도 ROI에 대해 신중해야 하지만, 나이가 많으면 기회비용이 더 커지기 때문에, 더더욱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3. 1~2년간 20대 중반-30대 초반 어린 학생들과 공부하고, 생활하는 것에 대해 충분히 상상해 보셔야 합니다.
한국/일본/중국 학생들은 나이대가 살짝 높은 편이긴 합니다만, 훨씬 어린 유럽 친구들과 조 모임하고, 공부하고, 클럽 활동, 파티, 네트워킹 하다 보면 "아 학생들이 정말 어리구나" 하는 생각이 드실 수 있어요. 제가 입학할 때 29 세었는데도 몇몇 클래스메이트들이 어리고 naive 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 점들이 괜찮으신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물론! 내가 괜찮다, 신경 안 쓴다면 정말 x100 괜찮습니다. 한국 벗어나면 나이가 몇 살이고 뭐고 다들 관심도 없고 물어보지도 않습니다 ㅋㅋ
졸업할 때서야 '아 너 33살이었어??'→ 사실 이런 대화마저도 흔치 않습니다. 아주 친한 경우에만 :)
내가 어린 학생들이랑 공부하고 같이 조 모임하고 생활하는 거 괜찮다고 하면 전혀 상관없어요.
약간 부정적으로 말씀드린 게 아닌가 싶긴 합니다만, 제가 직접 MBA를 해보고 나니 오히려 더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되네요.
한편, '해외 MBA 자체가 내 목표다', '현실적인 제약사항으로부터 자유롭다' 혹은'나는 나보다도 자녀 교육 생각해서 가련다' (사실 이 부분은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매우 중요한 부분) 라고 하시면 진학 하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거의 유일한 솔루션 일수도 있죠.
MBA 나온다고 해서 모든 게 뚝딱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MBA를 가려고 마음 먹었을 때만큼의 절박함, 그리고 삶의 방향성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갖고 살아간다면, 다른 다양한 방법으로도 원하는 것들을 이루어 나갈 수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스스로 이 도전을 왜 하는지 납득이 되고, 하고 싶은 이유가 충분하다면 결과는 좋을 것 입니다.
여기까지 제 개인적인 의견이었습니다. 주위에 다양하게 알아보시고 좋은 결정 내리시길 바랄게요.
그 간 MBA 준비 과정, 해외영업, 대기업 생활, 직장인 라이프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중 의미 있는 질문, 그리고 제가 답변할 능력이 되는 질문들에 대해, 현실적인 답변을 드려왔습니다. 저의 '극현실주의 상담소' 에서는 답변들 중에서, 더 많은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내용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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